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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행복을 찾아서 - 힘든 현실을 겪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드라마


1. 현실이 칠흑같이 어두워 한 치 앞도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흔히 불행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왜 자꾸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 도대체 신이란 있는 건지' 세상을 원망하고 한탄하곤 한다. 열심히 해결하고자 노력하는데도 이번에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고 겨우겨우 이것을 해결하고 있는데 또 설상가상으로 다른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 경우에는 누구든 좌절하기 마련이다. 윌 스미스 주연의 이 영화 '행복을 찾아서'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아들과 함께하며 행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냈다. 게다가 이 영화의 주연인 크리스 가드너 역의 윌 스미스와 그의 아들인 크리스토퍼 역의 제이든 스미스는 실제로 부자지간이다. 그 때문인지 두 부자지간의 애절한 연기가 아주 실감 난 덕분에 쉽게 몰입되어 더욱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영화 자체가 미국의 자수성가한 흑인 기업가인 크리스 가드너의 실제 성공스토리라고 한다.
요즘 여기저기서 물가 인상이나 금리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는데, 현재는 힘든 상황을 겪고 있을지라도 꿈을 잃지 않고 어떻게든 이루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2. 줄거리


주인공 크리스 가드너는 아내와 5살 된 어린 아들 크리스토퍼와 살고 있다. 크리스 가드너는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판매원이다. 그는 아들과 아내를 위해서 동분서주하며 열심히 고가의 기기를 판매하고는 있으나 가장 최근에 의료기기를 판 것이 3개월이나 지났을 정도로 벌이는 시원찮다.
몇 달째 기기는 안 팔리는데 맞벌이하는 아내는 매일 힘들어서 못 살겠다고 짜증 내고, 병원에서는 문전박대당하고, 집세는 몇 달째 밀리고, 차 과태료마저도 밀려 있다.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TV 프로그램만 보여주자 선생님에게 항의를 해보지만 그러면 돈 더 주고 다른 어린이집에 가라면서 말끝엔 지난달에도 회비를 안 냈다며 무안을 준다.
사교성이 좋은 크리스는 길을 가다 멋진 차를 보고서는 차 주인과 말을 걸면서 '어떻게 하면 저런 멋진 차를 가질 수 있는지를 물으며 직업이 무엇이냐?'라고 묻자 '주식 중개인'이라고 한다. 그는 어릴 적 학교 다녔을 때 수학을 곧잘 했던 기억을 되살려 주식 중개인이 되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주식 중개인의 꿈을 갖는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내에게 주식 중개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하자, 마치 아내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젠 더 이상 지쳐서 같이 살 수 없다며 집을 나가버린다. 나가더라도 아들만은 데리고 가지 말아 달라고 간절히 부탁한다. 크리스는 방세를 몇 달간 못 내서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서 모텔에서 아들과 살고, 아침에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해서는 일분일초를 아껴가면서 일한다. 그사이에 만만해 보였는지 인턴 관리자는 크리스를 사소한 일에 부려 먹곤 하지만 크게 불평하지 않는다. 인턴십이 월급이 나오지 않아서 생활은 더 궁핍해져 가고, 모텔 숙박비용조차 체납하게 되면서 거기서도 쫓겨나게 된다. 매일매일 노숙자들을 위한 숙소를 제공하는 교회를 우연히 알게 된 크리스는 비록 단체 숙소에 물도 중간에 끊어버리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아들을 그곳에 재운다. 어느 날은 안타깝게도 당일 줄을 너무 늦게 서는 바람에 잘 곳이 없었고 아들과 지하철역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아들과 놀아주다가 아들은 잠이 들고 크리스는 남의 시선을 받지 않고 아들이 잘 수 있는 곳으로 화장실을 택해서 그곳에서 아들이 잘 수 있도록 해준다. 밖에서는 지하철 역무원이 문을 열라고 거세게 두드리지만 필사적으로 문을 막으며 숨죽인 채 오열한다. 그 뒤로 크리스는 주말에는 아직 미처 팔지 못한 의료기기를 판다. 큰 거래를 할 수 있는 거물과의 약속이 잡히고 최선을 다해서 세일즈 한다. 인턴십은 마무리할 날이 다가왔고 교회에서 밤에 어두운 불빛에 의지하며 공부했던 크리스는 영업에서도 아주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며 어려운 경쟁률을 뚫고 정직원으로 입사하게 된다. 정직원 입사 안내받고 크리스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회사 밖을 뛰쳐나간다. '이것이 나의 행복'이라며...


3. 간절한 꿈이 있다면 그 앞의 많은 시련은 사소해진다.


고가의 의료기기 판매는 한 달에 한 대 팔기도 어렵고, 집세는 몇 달째 밀려서 쫓겨나 마땅한 거처도 없이 교회를 전전하고, 생활고에 지친 아내는 집을 떠나고... 매일매일을 열심히 살지만 어쩐지 더 힘든 일만 생긴다. 그렇지만 아버지의 이름으로 크리스는 좌절할 수가 없다. 아빠를 믿어주는 어린 아들을 실망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 가드너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 토머스 제퍼슨이 미국 독립 선언문에서 명시한 '행복추구권'. 아들과의 작은 행복을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그 행복을 위해서 수학을 좋아했던 재능을 살려 주식 중개인이 되는 것이 그의 꿈이자 행복이다. 간절한 꿈이 있다면 그 앞에 놓인 시련들은 사소해진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는 어려운 주변 상황을 비난하고 탓하기보다는 자신이 바라는 목표에 집중했다. 전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수화기를 놓지 않고, 주말에는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영업하고, 자는 시간을 쪼개서 공부했다. 결국 그는 인턴십에서 정규직원으로 가는 어려운 경쟁을 통과해냈고 그 기세를 이어 새로운 '크리스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를 세우는 신화를 이룩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계속 노력하면 마침내 꿈을 이룬다는 흔한 주제 일 수 있겠지만,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와 함께 녹여내어 참 감명 깊게 보았고 많은 용기를 얻었다. 주변 상황을 탓하고, 집을 나간 아내를 탓하고, 정치, 사회, 그리고 내 운명까지 탓하는 것이 주변에서 아주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었을 텐데, 크리스 가드너는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 한 번을 핑계 대지 않았고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았으며 끝까지 자신의 목표에 집중한 결과 자신의 회사까지 창업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나도 아이가 생기면서 책임감도 생기고 그에 따라 고민도 참 많아지는 데 결국 중요한 것은 주변 상황이 어떤 내가 원하는 목표에만 강하게 집중해야 한다. 내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 아닌가 싶다. 아직 내 강점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몰라서 갈팡질팡 고민만 하는데 이런 나에게 한 번 더 자극을 주는 좋은 영화였다.